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 베네수엘라, 시리아 등 전략적 협력국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실질적인 지원을 외면하면서 그가 주도해온 ‘반서방 연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행보는 러시아의 국력 약화와 냉소적인 태도를 동시에 보여준다는 평가다.
실제로 러시아는 약 1년 전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로 진격했을 때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를 사실상 방관했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친러 성향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투입했을 때도, 러시아는 ‘신식민주의’와 ‘제국주의’를 비난하는 성명만 발표하는 데 그쳤다. 최근 이란 정권이 대규모 시위와 미국의 공습 위협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지원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소극적인 태도는 러시아가 스스로 과시해온 ‘글로벌 강대국’으로서의 위상뿐 아니라, 반서방 국가들의 연대를 이끌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전략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독립 언론을 통해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신뢰할만한 파트너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전직 크렘린궁 연설문 작성자가 푸틴을 “경제적 기반 없이 국제무대에서 종이호랑이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러시아 존립이 걸린 전쟁’이라고 강조해온 우크라이나 전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곳에 자원을 배분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유리한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중시하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