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위원 두 명만으로 KBS 이사 7명을 추천한 뒤 대통령이 임명한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해당 이사들의 임명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상임위원 5명으로 구성되어야 할 방통위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 주요 결정을 내린 데 대한 야권 이사 5명의 행정소송에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방통위법이 방송의 자유와 다양성 보장을 위해 위원회를 합의제로 규정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2인 체제에서의 의사결정은 과반수 찬성 개념을 불가능하게 하여 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두 명의 위원을 임명한 상황에서 방통위 조직이 안 되었다고 볼 수는 없어, 이사 임명 처분이 ‘당연무효’는 아니며, 절차상 위법이 있더라도 처분 자체의 효력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기 만료 후에도 후임자 지명 없이 직무를 계속하던 이사 4명(정재권 등)의 청구는 이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이 없어 소송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됐다. 조숙현 이사의 경우, 방통위의 ‘추천’ 행위는 그 자체로 법적 지위를 변동시키지 않아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각하하고, 대통령의 최종 임명 처분에 대해서만 위법성을 판단했다.
이와 함께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 등이 제기한 MBC 이사 임명 무효 확인 소송 역시 이미 동일한 처분에 대한 취소 판결이 내려진 바 있어,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이번 판결에 대해 KBS 전·현직 이사들은 2인 방통위의 이사 선임이 정당성을 결여한 ‘윤석열 정부의 폭거’임을 확인하는 결과라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