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 정책적 결정 사항이라는 견해를 밝히면서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첫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주요 쟁점에 대한 사법부의 견해를 처음으로 표명한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수사 과정에서의 조건부 구속 및 석방 제도 도입과 압수·수색 영장에 대한 법관의 사전 심문 절차 신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제도들이 무죄 추정 및 불구속 수사 원칙을 강화하고 공판 중심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며, 법관의 신중한 판단을 가능하게 하여 수사 효율성 저해 없이 신중한 수사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각 지방법원에 공소심의회를 설치해 공소 제기 적정성을 심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피의자에게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재정신청을 허용하는 방안에는 사법 자원의 비효율적 분배와 권리 구제 절차의 장기화를 이유로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고발인에게도 재정신청을 허용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분쟁 증가와 피고발인의 불안정한 지위 장기화 우려를 제기했다. 다만, 아동학대나 가정폭력 등 특정 범죄에 한해서는 신고 의무가 있는 고발인에게 재정신청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정교한 입법적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