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보기관이 일본을 거점으로 첨단 군사 부품을 밀반출하는 비밀망을 운영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러시아군 총정찰군(GRU) 산하 ‘제20국’이 주도하는 이 네트워크는 군사 전용이 가능한 민간 첨단 기술 부품을 일본에서 조달하고 있습니다.
밀반출은 러시아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직원으로 위장한 막심 블라디미로비치 필첸코프가 도쿄에서 총괄하는 것으로 지목됩니다. 그는 2024년 2월 일본에 부임한 후 일본 물류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 스리랑카와 우즈베키스탄 등 아에로플로트가 운항하는 제3국으로 화물을 보낸 뒤 다시 러시아로 우회 수출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허위 서류를 통해 부품의 군사적 용도를 은폐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사용하는 미사일과 드론의 90%에 일본산 첨단 부품이 활용되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 키이우의 아파트 폭격 현장에서 발견된 러시아 Kh-101 순항미사일 잔해에서 일본산 부품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일본 외무성에 최소 8건의 문서를 보내 일본산 회로기판, 반도체, 송신기 등이 러시아 무기 체계에서 발견된 증거를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관련 일본 기업들은 수출 통제 규정을 준수하고 러시아에 직접 판매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으며, 일본 당국은 필첸코프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정보기관의 권한이 약한 ‘스파이 천국’이라는 지적과 함께 방첩 및 정보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