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농업이 올여름 잇따른 폭염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하고 품질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초여름부터 여러 차례의 폭염이 유럽 전역에서 농작물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유럽 농민협회(COCERAL)는 지난 6월 폭염 이후 4주간 유럽연합(EU) 및 영국의 곡물 생산량 전망치를 약 900만 톤 하향 조정했다. 이는 영국 비영리 연구조직 ‘에너지기후정보부’가 약 21억 유로(한화 3조 4천억 원) 규모의 손실로 추산한 것으로, 작년 총생산액의 약 5%에 해당한다. 특히 프랑스 중남부, 독일 남부, 오스트리아, 폴란드, 헝가리 등지에서 밀 작황에 큰 타격이 있었으며, 프랑스와 헝가리의 가축 사료용 옥수수 작황도 심하게 악화되었다.
7, 8월에도 폭염이 계속되면서 올해 전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프랑스 농무부는 올해 옥수수 생산량이 작년 대비 35% 감소하여 198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 최대 농민조합 콜디레티에 따르면 일부 농가에서는 생산량이 많게는 20%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럽 농민들은 폭염과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 농가에서는 새벽 2시에 유채씨를 수확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농민들은 뜨거운 흙에 감자가 상할까 염려해 해가 진 후에야 감자를 캔다. 프랑스령 코르시카에서는 더위로 식욕을 잃은 가축들에게 날이 어두워진 뒤에야 사료를 먹일 수 있다고 한다.
폭염과 가뭄 외에도 우박, 폭우 등 여러 기상 이변이 농업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험 중개업체 하우던의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유럽연합 농업 부문에 발생하는 연간 손실액은 약 280억 유로(한화 45조 7천억 원)로 추정된다. 이 보고서는 기후가 수확량뿐만 아니라 농작물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치며, 2050년까지 연평균 손실액이 400억 유로(한화 65조 3천억 원)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